구름 아래, 밀포드 사운드로 들어가는 길.

아내가 임신을 하고 나서 주변 사람들은 우리에게 이제 툭하면 떠나는 여행은 끝났다라는 말을 했다. 딱히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우리에게 아이를 데리고 예전처럼 발이 부르트게 돌아다니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아이와의 여행을 포기하는 대신 우리는 여행 방식을 바꿨다. 공항에 내리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렌터카를 빌려, 가방을 들고 다니는 이동거리를 줄였다. 유모차를 밀고 버스나 기차를 오르내리는 일이 많지 않아졌으니 여행은 예전에 비해 조금 더 수월해진 편.

대신 또 하나의 문제가 남아 있었다. 아이도 사람이라고, 짐을 꾸리다 보니 캐리어 하나만큼의 짐도 늘어나 매일마다 가방을 싸서 나오는 일이 식사하는 시간보다 더 오래 걸렸다. 아무리 일찍 일어난들 식사하고 짐 꾸리면 오전 시간이 금새 흘러가기 일쑤였다.

마운트 쿡으로 올라가는 길.

그렇게 몇 번의 여행을 하면서 얻은 결론이 장기간 여행은 캠퍼밴으로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동하는데 걱정도 없고 매일 아침마다 가방 쌀 일도 없는 것은 당연하고 식사나 숙박도 원하는 곳에 가서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자유로운 여행은 없어 보였다.

캠퍼밴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 몇 곳 있지만 뛰어 놀 수 있는 환경이나 안전을 고려했을 때 뉴질랜드가 최적인 듯 했다. 일찌감치 여행일정을 잡고 항공권이나 캠퍼밴 예약도 출발 4개월 전에 모두 마무리해 여행 전의 들뜬 기분을 오래 즐겼다.


크라이스트 처치의 마우이 캠퍼밴 주차장.

4개월만에 크라이스트 처치에서 마주한 4인승 마우이 캠퍼밴은 생각보다 무척 컸다. 승용차 외엔1톤 트럭을 몇 번 몰아본 적은 있었지만 그 이상의 크기라 살짝 부담이 갔다. 운전석에 앉으니 높이뿐 아니라 폭도 넓어 승용차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들었다.

내부는 좋았다. 마우이 캠퍼밴이 비교적 신형 캠퍼밴으로만 운영하는 회사다 보니 수납장, 식기류, 화장실 등 모두 깨끗했다. 새 집을 구경하는 사람들마냥 이것저것 열어보면서 한참을 감탄하면서 들여다 보았다. 다만 잠을 자야 하는 침대 부분만 세탁한 기름 냄새가 풍겨 깔끔하진 않았는데 그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남들 눈치 보지 않고 아이와 가볍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게 어딘가.


4인승 마우이 캠퍼밴 운전석.



가스렌지와 전자렌지가 있는 주방.

주방 맞은 편 세면대 겸 화장실.


낮에는 편한 의자, 밤에는 2인용 침대로 변신.

운전석 머리 위에 있는 2인용 침대. 낮엔 이동하기 편하게 올려둔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스팸 댓글이 늘어 로그인 한 사용자만 댓글을 허용하였습니다. 티스토리 아이디가 없으시면 방명록에 남겨주세요.^^
Posted by 블루버스

TRACKBACK http://www.bluebus.kr/trackback/349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저도 뉴질랜드 여행할때 캠퍼밴 여행.. 정말 하고 싶었거든요...
    근데 혼자라..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서 못했던 기억이... 정말 꼭 해보고 싶습니다..

    2010/11/15 08:16 [ ADDR : EDIT/ DEL : REPLY ]
    • 가족과 같이 가시면 좋습니다.ㅎㅎ
      아무래도 사람 수가 많은 게 유리하지요.

      2010/11/15 18:43 [ ADDR : EDIT/ DEL ]
  2. 가족들끼리 여행을 갈때 너무 좋을것 같은데요
    비용은 얼마가 드나요 ^^;;

    2010/11/15 08:29 [ ADDR : EDIT/ DEL : REPLY ]
    • 계산을 해보니 많이 갈수록 유리합니다.
      금액은 계절별로 차이가 워낙 심하다보니 얼마다 말하기는 애매합니다.
      저희는 항공권 빼고 한 사람에 80만원 정도.^^;;

      2010/11/15 18:46 [ ADDR : EDIT/ DEL ]
    • 아. 여행비용이 아니라. 캠핑카 랜탈비용요 ㅎㅎ

      2010/11/15 18:57 [ ADDR : EDIT/ DEL ]
    • 가격 차이가 심한 이유가 캠핑카 때문입니다.^^;;
      마우이 4인승 기준으로 하루에 5월~9월은 130불(11만원), 10월은 195불(17만원),
      최성수기 때는 무려 350불(30만원)입니다.
      심하지요.ㅎㅎ 저희는 10월에 할인 받아서 15만원 정도 했습니다.

      2010/11/15 19:31 [ ADDR : EDIT/ DEL ]
  3. 저도 캐나다에서 구경만 해보고 실제로 여행은 못 해보았습니다.
    서구권은 캠핑할 곳이 많으니..
    도시 여행이 아니라면 정말 탁월한 선택일 것 같습니다~

    2010/11/15 08:35 [ ADDR : EDIT/ DEL : REPLY ]
    • 땅덩어리 넓은 곳이 캠핑카 여행이 좋은 것 같습니다.
      캠핑 시설이나 안전성까지 생각하면 뉴질랜드가 최고입니다.^^

      2010/11/15 18:47 [ ADDR : EDIT/ DEL ]
  4. 캠핑밴여행 저도 로망인듯 합니다.
    더구나 자연과 더욱 가까이서 여행하는거 같아
    좋을듯 해요^^

    2010/11/15 09:16 [ ADDR : EDIT/ DEL : REPLY ]
    • 자연 가까이서 머무르는 것도 좋은데
      막상 어두워지니 사람 없는 곳은 무섭더라구요.ㅎㅎ

      2010/11/15 18:47 [ ADDR : EDIT/ DEL ]
  5. 정말 꿈의 여행만 하고 다니시는군요~
    뉴질랜드는 캠핑밴 여행이 정말 잘 어울린다고 하던데...
    아름다운 사진과 글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2010/11/15 10:17 [ ADDR : EDIT/ DEL : REPLY ]
    • 뉴질랜드는 캠퍼밴으로 여행하기 정말 좋습니다.
      캠핑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어 신경 쓸 것도 많지 않거든요.^^

      2010/11/15 18:48 [ ADDR : EDIT/ DEL ]
  6. 항상 아이짐이 걱정이었는데 편하게 여행할수 있겠군요.
    깔끔한 차량 내부가 참 마음에 드네요.

    2010/11/15 11:28 [ ADDR : EDIT/ DEL : REPLY ]
    • 아이 짐 걱정을 더니 여행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집처럼 생활하니 편하기도 했답니다.^^;

      2010/11/15 18:49 [ ADDR : EDIT/ DEL ]
  7. 와 여행 좋아하시는 저희 엄마도 이거 너무 맘에 들어하시던데~
    이렇게 보니까 더 좋은 것 같아요..ㅎㅎ
    가족들이 여행갔을때 편하겠어요^^
    캠퍼밴 보니까 여행가고 싶어져요~

    2010/11/15 11:36 [ ADDR : EDIT/ DEL : REPLY ]
    • 많이 갈수록 유리하긴 합니다.
      북적거리는 캠퍼밴 보면 재미있어 보이기도 했거든요.
      가족끼리 가시면 좋을 듯 합니다.^^

      2010/11/15 18:50 [ ADDR : EDIT/ DEL ]
  8. 캠핑카 색깔이 파란 색이었다면..
    정말 블루버스가 되겠다 싶은 생각이 팍팍 들었습니다. ^^

    2010/11/15 14:13 [ ADDR : EDIT/ DEL : REPLY ]
    • ㅋㅋㅋ 그런가요.
      빌려주는 캠퍼밴은 대부분 흰색이었습니다.
      개인이 소유한 것들만 색이 다른 게 있긴 했는데 드물었습니다.^^;

      2010/11/15 18:51 [ ADDR : EDIT/ DEL ]
  9. 운전석이 우측에 있어서 운전하기 힘들지 않던강요^^

    2010/11/15 15:28 [ ADDR : EDIT/ DEL : REPLY ]
    • 좁은 길에서 차들끼리 양보할 때와 교차로 회전할 때만 유의하면 괜찮습니다.
      1시간만 지나면 적응됩니다.^^

      2010/11/15 18:52 [ ADDR : EDIT/ DEL ]
  10. 시합하러 외지의 모텔에서 침대에 누우면 ...찜찜함과 간지러워지는 몸뚱이 긁적 긁적 하며
    캠핑카 하나 있으면 좋겠다 생각 많이 합니다 캠핑카 사용후기 기다려집니다

    2010/11/15 17:46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는 캠퍼밴에서 그랬습니다.ㅋㅋ
      아무래도 처음 접할 때 찝찝한 기분이 있어서 생각을 바꿀 수 없었습니다.

      2010/11/15 18:54 [ ADDR : EDIT/ DEL ]
  11. 와우~! 캠핑카가 정말 멋집니다~
    이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하면...정말 기분 최고일텐데요..! +_+

    2010/11/16 00:34 [ ADDR : EDIT/ DEL : REPLY ]
    •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맘맞는 분들끼리 같이 다니면 더 저렴하고 좋습니다.^^

      2010/11/23 13:03 [ ADDR : EDIT/ DEL ]
  12. 정말 대단하세요!
    진정한 여행자의 포스가 느껴진다는!
    듣기론 뉴질랜드는 너무나 광활하다던데 이 캠퍼밴(?)을 타고 이곳 저곳을 다닌다면 그 어떤 여행보다 멋진 여행이 될것만 같아요.
    저도 나중에 꼭 해보고 싶어요!!! >.<

    2010/11/16 11:10 [ ADDR : EDIT/ DEL : REPLY ]
    • 운전하느라 애먹었습니다.
      차 크기고 크지만 운전자가 저 뿐이었거든요.
      운전하실 수 있는 분들이 여럿이면 더 즐겁습니다.^^;

      2010/11/23 13:04 [ ADDR : EDIT/ DEL ]
  13. 캠퍼밴은 몇 년 전에 구경만 해보았는데 예상보다 시설이 좋더군요.
    블루버스님처럼 가족 여행할 때 이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밴에서 음식도 하고 잠도 자면서 여행하는 건.. 여행의 로망인 것 같아요 ㅎㅎㅎㅎ
    언젠가 이런 여행도 해보고 싶습니다 ^^

    2010/11/17 03:40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뿐 아닙니다. 밤에는 책 보기도 좋았거든요.
      낮에도 경치 좋은 곳에 차 세워두고 책보고 있으면 이런 게 휴가 아닐까 싶었답니다.
      이번 여행에서 미뤄둔 책 많이 봤습니다.^^

      2010/11/23 13:06 [ ADDR : EDIT/ DEL ]
  14. 자연과 가깝게 함께할수 있는 수단은 캠핑카 여행이 제격인것 같습니다.
    즐거운 여행이 되시었겠네요. ^^*

    2010/11/17 06:15 [ ADDR : EDIT/ DEL : REPLY ]
    • 자연 풍경이 뛰어난 곳은 캠퍼밴 여행이 좋은 듯 합니다.
      지금도 다시 가고 싶거든요.^^

      2010/11/23 13:07 [ ADDR : EDIT/ DEL ]
  15. 헐~ 제가 꿈꾸는 캠핑카입니다!!
    뉴질랜드와 캠퍼밴, 정말 잘 어울리는 조합이네요~
    거기에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셨으니 더할나위없이 행복할 듯 합니다.
    저도 꼭 해보고 싶네요~^^

    2010/11/18 15:35 [ ADDR : EDIT/ DEL : REPLY ]
    • 뉴질랜드에서의 캠퍼밴 여행이라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아이가 있어도 그다지 불편하지 않아 가족여행에 알맞습니다.^^

      2010/11/23 13:08 [ ADDR : EDIT/ DEL ]